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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없는 숲속에서(넷플릭스 시리즈), 나레이션 해석,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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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당개11 2024. 9. 3.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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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없는 숲속에서, 라는 넷플릭스 시리즈를 끝까지 보았다. 지루한 구간도 분명 있었지만 나름대로 재미있게 봤던 것 같다.

매화 첫 부분에 나오는 나레이션이 있다.

아무도 없는 숲 속에서
커다란 나무가 쓰러졌다
쿵 소리가 났겠는가, 안 났겠는가



매번 생각했다. 무슨 의미일까. 8화까지 전편을 다 보고 난 시점에서 이 이야기에 대한 내 생각을 써보려고 한다.


<스포 주의>





매화 나레이션을 들으면서 생각한 의미는, ‘공감의 한계’ 다. 내가 겪는 불행과 절망을 나를 제외한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다.
사람들 각자는 ’아무도 없는 숲 속‘에 있는 것이고, 내게 어떤 불행과 절망이 닥쳐오든(’커다란 나무가 쓰러졌다‘), 그건 오롯이 나의 몫이고, 타인들은 관심도 없다.. 는 의미로 이해했다.

쿵 소리가 났겠는가? 안 났겠는가? 라고 묻는 부분은, 내 비명소리를듣지 못하는 다른 이들에게, 내 불행은 어떠한 ‘사건’이 되지 못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졌다.

꽤나 부정적인데, 극 중에서 윤계상 배우가 맡은 상준의 불행을 따라가면서 느낀 생각이니 어쩌면 자연스러울지도 모른다.


시리즈를 끝까지 봤을 때, 생각이 바뀌었냐고? 많이 바뀌지는 않았지만 약간 달라지기는 했다.

아무도 없는 숲 속, 커다란 나무가 쓰러진 상황에 대한 해석은 같다. 나라는 개인이 겪어야 하는 불행은 오로지 나의 몫이고, 내 마음을 진정으로 나눌 사람은.. 없다.

다만, “쿵 소리가 났겠는가” 라는 물음에 대한 대답은 사실 조금 바뀐다. 자조적인 반문이 아니라, “내 불행에 공감해 줄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 내 절망을 들어줬으면 좋겠다..” 라는 희망에 가까운 넋두리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극의 해결 부분은 주인공 혼자만 애쓴 게 아니다. 자그마한 단서에도 관심을 갖고 챙긴 사람도, 목숨을 걸고 나를 지킨 사람도, 누군가의 복수를 위해 온 몸을 내던진 사람들도 있었다. 불행을 혼자 감당하도록 내버려두지는 않았다.

’그래도 조금은 기대해봐도 되지 않을까?‘ 라고 묻는 듯한 결말이라고 해야 할까.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 꽤 긴 시리즈였고 중간중간 루즈한 부분도 분명 있었다(4화? 즈음에서 탈주할 뻔 했다). 그래도 보고 나니 끝까지 잘 봤구나 싶다. 추천은.. 별점 5점 만점에 3.5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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