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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공개매수 사건: 75년 동업 관계의 종말과 한국 재계의 새로운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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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당개11 2024. 10. 12.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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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손변입니다. 오늘은 최근 한국 경제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고려아연 공개매수 사건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이 사건은 단순한 기업 간 경영권 다툼이 아니라, 한국 기업 지배구조의 특수성과 재벌 경영의 미래를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입니다. 자 그럼 이제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고려아연과 영풍: 75년 동업 관계의 특별한 구조

고려아연과 영풍의 관계는 한국 재계에서 매우 독특한 사례로 꼽힙니다. 이 관계는 1949년 영풍 설립 때부터 시작된 장씨, 최씨 일가의 동업자 관계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소유와 지배가 분리되어 있는 게 특이한 지점인데요, 영풍은 고려아연의 1대 주주지만 고려아연의 경영은 최씨 일가에서 맡아왔다는 왔습니다. 창업 당시의 인적 관계나 효율성이 반영된 구조인데요, 이후 살펴볼 내용처럼 이런 아슬아슬한 구조가 갈등의 단초가 되어 버렸습니다. 

갈등의 시작: 환경 문제와 3세대 경영의 충돌

이 특별한 관계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한 것은 2010년대 중반부터입니다. 주요 갈등 원인은 크게 세 가지였습니다.

1. 석포제련소 오염물질 처리 문제

2010년대 중반, 영풍의 석포제련소에서 발생한 환경오염 리스크를 둘러싼 갈등이 있었습니다. 고려아연 측은 영풍이 최대주주 지위를 이용해 환경오염 리스크를 고려아연에 떠넘기려 했다고 주장합니다. 반면 영풍 측은 이를 전면 부인하고 있습니다.

2. 3세대 경영과 신사업 진출

2020년대부터 고려아연의 최윤범 회장 취임으로 '3세 경영' 시대가 열리면서, 고려아연은 신사업 탐색에 본격적으로 착수했습니다.

  • 고려아연의 '트로이카 드라이브' 전략: 이차전지 소재, 신재생에너지, 자원순환 등으로 사업 다각화
  • 영풍의 입장: 제련업에만 집중하며 '무차입 경영'을 강조, 고려아연의 신사업 진출에 반대

3. 제3자 배정 유상증자와 지분 희석

고려아연은 신사업 진출을 위해 한화, LG, 현대차 등과 협력하고자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했습니다. 이로 인해 영풍의 지분이 희석되고 배당금이 줄어들게 되었고, 이는 양측 갈등의 주요 원인이 되었습니다.

 

 

갈등의 폭발: 2024년 정기주주총회

양사의 갈등은 2024년 3월 고려아연 정기주주총회에서 최고조에 달했습니다. 이 자리에서는 두 가지 중요한 안건이 다뤄졌습니다:

  1. 영풍의 '배당 증액 요구'
  2. 고려아연의 '제3자 유상증자 허용 여부'

결과적으로 양측의 안건이 모두 부결되었습니다. 이후 영풍은 고려아연과 현대차 해외 합작법인인 HMG글로벌이 진행한 제3자 배정 유상증자 신주 발행 무효 소송을 제기하며 갈등이 더욱 심화되었습니다.

 

 

 

영풍의 반격: MBK 파트너스와의 제휴

영풍은 고려아연과의 갈등이 심화되자 사모펀드 MBK 파트너스와 손을 잡고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를 위한 절차에 돌입했습니다.

 

영풍-MBK 파트너스 주주간 계약의 주요 내용

  1. 의결권 공동행사 약속
  2. MBK 파트너스가 영풍 및 장씨 일가 소유 지분 일부에 대한 콜옵션 보유

이 계약으로 인해 MBK 파트너스는 향후 영풍보다 주식을 1주 더 많이 보유하게 되는 구조가 만들어졌습니다.

 

 

공개매수 전쟁의 시작

영풍과 MBK 파트너스의 연합은 고려아연 지분 확보를 위한 공개매수를 선언했습니다. 이들의 목표는 명확했습니다: 고려아연의 지분율을 과반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 목표 달성은 쉽지 않아 보입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유통 주식 수가 적음: 두 가문(영풍 장씨, 고려아연 최씨)에 이미 67% 이상의 지분이 묶여 있습니다.
  2. 국민연금의 지분: 장기 투자자인 국민연금이 7.5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3. 제한된 소액주주 지분: 2024년 6월 말 기준 소액주주 보유 지분율은 27.44%에 불과했습니다.

결국 영풍-MBK 연합이 추가로 확보할 수 있는 지분은 이 27.44% 중 일부에 불과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과연 어느 정도로 지분을 확보할 수 있을까요? 

 

치열한 가격 경쟁

공개매수 선언 이후, 양측은 치열한 가격 경쟁을 벌였습니다.

  1. 영풍-MBK 연합: 공개매수 가격을 두 차례 상향 조정하여 최종적으로 83만 원까지 올렸습니다.
  2. 고려아연: 이에 대응해 공개매수 가격을 89만 원으로 인상했습니다.

이러한 가격 경쟁은 금융당국의 우려를 낳기도 했습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고려아연과 MBK 측의 불공정 거래 여부를 조사하라"며 과열된 가격 경쟁에 대해 지적했습니다.

 

법적 공방의 시작

 

공개매수 전쟁은 곧 법정으로 옮겨갔습니다. 양측은 다양한 법적 수단을 동원해 서로를 견제하고 있습니다.

 

1. 자기주식 취득금지 가처분 신청 (영풍 → 고려아연)

 

영풍은 고려아연의 자사주 매입이 자본시장법 위반이라고 주장하며 자기주식 취득금지 가처분을 신청했습니다. 하지만 이 신청은 법원에 의해 기각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고려아연은 자사주 매입을 통한 경영권 방어가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고려아연의 현금·현금성자산(2024년 6월 말 기준 9381억 원)과 추가로 확보한 4000억 원의 기업어음 발행 자금이 자사주 매입에 활용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2. 공개매수절차 중지 가처분 신청 (영풍 → 고려아연)

영풍은 고려아연의 공개매수에 대해 배임 소지가 있고, 주주총회 결의 사안임에도 이사회 의결만으로 진행했다는 절차적 위법성을 주장하며 공개매수 절차 중지 가처분을 신청했습니다.

3. 공개매수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고려아연 → 영풍)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 측은 영풍과 MBK 파트너스의 경영협력계약이 영풍에게는 손해, MBK 파트너스에게는 이익을 주는 구조라며 배임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따라 해당 공개매수의 효력을 정지해달라는 가처분을 신청했습니다.

 

 

3세대 경영의 도전과 변화

이번 사태의 핵심에는 3세대 경영으로의 전환이 있습니다. 양 가문의 3세대 경영이 특별한 관계를 유지하기 어려워진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개인적 유대관계의 약화: 3세대 경영자들은 1세대나 2세대와 달리 서로 긴밀한 개인적 유대관계를 형성하지 못했습니다.
  2. 경영 철학과 비전의 차이: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은 신사업 진출과 사업 다각화를 추진한 반면, 영풍 측은 전통적인 사업 모델을 고수하려 했습니다.
  3. 이해관계의 충돌: 신사업 진출 과정에서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등으로 인한 지분 희석 문제가 발생하면서 양측의 이해관계가 충돌하게 되었습니다.
  4. 소유와 경영의 분리로 인한 갈등: 영풍이 고려아연의 최대주주이지만 실질적인 경영은 최씨 일가가 맡는 특수한 구조로 인해 갈등의 소지가 있었습니다.
  5. 환경 문제 등 새로운 이슈 발생: 영풍 석포제련소의 환경오염 문제 등 새로운 이슈들이 발생하면서 양측의 입장 차이가 더욱 벌어졌습니다.

 

결론: 앞으로의 향방은?

 

고려아연 공개매수 사건은 아직 진행 중입니다. 이 사건의 결과는 단순히 한 기업의 경영에 국한된 이슈는 아닌 것 같습니다. 대한민국이 발전하면서 형성된 재벌구조, 3세 경영이 일반화된 현재 시점에서 앞으로의 양상이나 갈등 구조를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사모펀드의 공개매수를 통한 경영권 확보 성공 사례가 현재로서는 없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과연 영풍-mbk 연합이 성공사례를 만들 수 있을지 기대도 되는 것 같습니다. 

 

아울러, 양측에서 제기한 법적 공방도 쉽게 정리될 것 같지 않습니다. 가처분이 결론이 나더라도 본안 소송을 분명히 제기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흔한 케이스가 아니다보니 기업법적으로도 귀한 케이스가 나올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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